화족 영애 “……다행이다, 와줬구나.”
귀족 영애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서, 어떻게든……. 당신이야 말로, 와도 괜찮은 건가요?”
화족 영애 “괜찮아…… 저런 고지식한 사람들보단, 내게는 당신이 더, 소중하니까.”
화족 영애 “싫단 말이야, 이대로, 헤어지는 건.
더 이상 당신이랑 만나지 못 하게 하려고, 얼굴도 모르는 먼 곳의 귀족에게 시집가는 건, 절대로 싫어.”
귀족 영애 “저도…… 저도, 싫어요! 그야, 모처럼…… 이렇게 친해질 수 있었는데.”
귀족 영애 “가문 같은 건 상관없어…… 당신은, 단지 나랑 친구로 지내줬을 뿐인데.”
귀족 영애 “……도망가지 않겠어요? 이번 무도회. 가족들이 나간 틈을 타, 둘이서.”
화족 영애 “도망간다……. 아무도 우리를 모르는 곳으로, 둘이서.”
유카리 “사에, 저기. 오늘 잠깐, 시간을 내주시겠어요?”
사에 “……좋사와요. 촬영이 끝난 뒤 말이어요?”
유카리 “네. 촬영에 쓰고 있는 그 사아에서 기다릴게요.”
(사아 : 네 개의 기둥과 사각추 모양 지붕으로 된 건축물)
유카리 “수고했어요. 다행이에요, 와주셔서.”
사에 “후후, 무슨 소리시어요. 유카리 씨가 권해줬는데, 오지 않을 리가 있사와요?”
사에 “…….”
유카리 “…….”
유카리 “……저기, 시간을 내달라고 한 건, 물어보고 싶은 것과 얘기할 게 있어서.”
사에 “왠지 격식을 차리시니 두근거리어요. 무슨 일이시어요?”
유카리 “뭔가…… 뭔가, 곤란한 일이, 있는 건가요? 혹시, 제가 힘이 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사에 “……어머나. 싫어라, 유카리 씨에겐 뭔가 고민하는 것처럼 보이시었나요?
안심하시어요, 번거롭게 하지는 않을 터이니.”
유카리 “분명…… 저도 숨기고 있었, 겠죠.”
유카리 “사에, 제가 밖에 나가려다가 사에를 만나서, 물병을 식당에 두고 갈 뻔했던 갈, 기억하세요?”
사에 “기억하지요.”
유카리 “사에와 만나기 전에, 전화를 하고 있었는데, 듣고 있었던…… 거죠.”
사에 “그런 도청 같은 건…….”
유카리 “아니, 듣지 않았어도 돼요. 그날 저는, 플루트 선생님이랑 얘기하고 있었어요.
곧 있을 연주회에, 참여하지 않겠냐는 얘기였죠.”
유카리 “앞으로도 음악을 배울 생각이 있다면, 그걸 위한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는 자리니까 참여해야 한다고.”
사에 “……그렇군요.”
유카리 “저는…… 사에. 플루트도, 아이돌 일도. 어느 쪽이든 소중히 여기고 있어요.
하지만, 아니…… 그렇기 때문에, 어중간한 건 싫어요.”
유카리 “마주해야 한다면, 어느 쪽이든 진지하게.
지금은, 가장 진지하게 마주해야 할 것은 사에와의 유닛 데뷔라고 생각해요.”
사에 “……!”
유카리 “선생님께 어떻게 이해시킬지, 계속 고민해왔어요.
다만 그건 저만의 사정…… 사에도 바쁠 텐데, 그런 고민을 같이 하고 싶지는 않아서, 말을 못 해서.”
유카리 “……아니, 속마음을 말할게요. 정해야 할 길을 잃은 자신의 나약함을, 사에에게 알리는 게…… 무서워서.”
유카리 “사에는, 소중한 친구예요. 동경하는 아이돌입니다. 그래서…… 말하지 못 해서.”
사에 “그렇지 않아요…… 그건 유카리 씨의 상냥함이어요.
오히려 저야 말로, 신경을 써서…… 어찌하지 못 한 것은, 저도 마찬가지이어요.”
사에 “죄송하여요…… 확실하게, 듣고 싶었사와요. 왜 저에게는 한 마디도 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서.
……당연한 것이어요. 저도 가만히 있었으면서.”
사에 “유카리 씨 만큼 심각한 건 아니지만. 저도, 아이돌이 되는 것에, 부모님과 여러 일이 있었사와요.
이번에 연기하는 얘기에서 그게 생각나서, 개운치 않았어요.”
사에 “그것 때문에, 역할에 몰입하는 것도 오래 걸리고, 주위에 폐를 끼치고 말아서……
프로로로서 어떻게든 해야 한다고, 생각했답니다.”
사에 “그리고…… 그걸, 얘기하지 않았어요.
유카리 씨에게는…… 멋진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괜찮은 척, 허세를 부리었어요.”
유카리 “사에…… 죄송해요 저, 그거, 알고 있었어요. 저도 다 들었거든요, 미나미 씨랑 카코 씨에게 얘기하는 걸.
그때 물건을 놓고 와서, 찾으러 갔는데.”
유카리 “다른 사람들에겐 말할 수 있는데, 나에겐 어째서 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할 수 없었던 건 분명, 그런 이유도 있어요.”
사에 “…………. 저희 둘 다, 같은 일로 고민하고 있었군요.”
사에 “후후…… 후후후, 이상하여요. 계속 혼자 맴돌고 있었는데, 이렇게나 간단한 일이었다니…….”
사에 “닮은 꼴이었사와요, 저희들.”
유카리 “그렇네요. 저희들, 너무 닮았어요.”
유카리 “그리고 왠지…… 드디어 사에와, 유닛이 된 기분이 들어요. 진정한 의미에서, 유닛으로…….”
사에 “그렇지요. 서로가 소중하기 때문에, 고민하고, 엇갈리고…… 왠지, 그 역할 속 두 사람 같사와요.”
유카리 “왠지…… 그렇게 생각하니, 좀 쑥스럽네요.”
사에 “정말로요. ……모두에게는, 화해했습니다- 라고 말하고, 자세한 부분은 비밀로 해두겠사와요.”
유카리 “후후, 그렇네요. 그렇게 하죠. 이건, 저희 둘만의…… 비밀로.”
사에 “저기 유카리 씨…… 앞으로, 힘든 일도 기쁜 일도, 전부 얘기하시어요. 혼자서 고민하는 것은 안 되어요.”
유카리 “물론이에요. 같이 고민하고, 같이 기뻐하며…… 손잡고 나아갑시다. 어떤 일이라도, 둘이서.”
사에 “약속이어요.”
유카리 “네, 약속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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