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의 학교, 과거>
??? “나는 모브다. 14년 동안 그렇게 살아왔다.
공부도 운동도 얼굴 생김새도 성격도 태생도 살아온 집안도, 모든 것이 평범 이하다.”
(모브 : 애니메이션 등에 나오는 엑스트라 캐릭터를 뜻하는 말)
모브코 “그래, 나는 모브코. 내 인생이 화려해질 일은 없어.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왔고, 그 이상을 바랄 마음도 들지 않는다.
그래도 그런 모브가 모브인 이유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왔다.”
전학생 “칸자키 란코입니다. 일 때문에 전학을 왔습니다. 신세지도록 하겠습니다.”
모브코 “란코는 천사였다. 히로인이었다. 주인공이 되기 위해 태어나 살아온 유일무이한 우상.
나 같은 모브들을 거느린 존재였다. 나는 이해 당하고 말았다.”
전학생 “……잘 부탁해.”
모브코 “수줍은 미소는 그 어떤 경치나 미술품보다도 아름다웠다. 나는 첫 눈에 사랑에 빠졌다.
사랑이라고 조차 부르지 못할지 모른다. 나 같은 반 한 구석의 음침 캐릭터가 상관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모브코 “만약 신이 있다면 모든 것을 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이 있다.
내 눈앞에 강림하고 말았다. 그래서 나는 적어도 란코의 이해자로서 있고 싶었다.”
모브코 “그랬는데…….”
<란코의 학교, 현재>
학생들 “란코! 신규 프로젝트 발표 봤어-! 대단하다-! 또 엄청 팔리겠지? 저기 저기 역시 사인 좀 해주라-!”
란코 “……미, 미안해요. 그런 건 회사에서 말려서. 그래도 응원 고마워.”
학생들 “왔다-, 연예인-! 우와-! 역시 잘 나가는 애-! 거절당했어-! 꺄하하하!”
모브코 “아무도 란코에 대해서 몰라. ……용서 못해.
하지만 내가 용서할 수 없는 건 바보들이 아니야. 란코를 인정하지 않는 이 세상 전부야.”
모브도 “란코도 저런 놈들은 걷어차 버리면 좋을 텐데. 그런 게 허락되는 특별한 존재일 텐데.
착하니까 그러지 못 하는 거야. 나만은 그걸 알 수 있어.”
시키 “……흐-음. 그러니까 치토세는 마음에 뻥 뚫린 결핍이 있고.
그 고독에 란코를 맞추고 있다, 고…… 그렇게 느끼는구나.”
시키 “냐하하! 웃음이 나올 정도로는 너는 오만하네. 그래도 그런 점이 인간답지. 휴머니티가 느껴져. 시키는 좋아해.”
치토세 “오만한 건 알고 있어……. 싫은 점은 란코를 나에게 맞추려고 하는 것.
그래도 그걸 부정하면 그 아이한테 상처를 줄까봐…….”
시키 “상냥하구나-. 그래도 상냥하다는 건 상냥하게 있고 싶고, 상냥해지고 싶으니까 그런 거지.
사실은 자유롭게 행동하고 싶은 거 아니야?”
치토세 “그런 건…….”
시키 “치토세는 말이지. 나랑 비슷하다고 생각했었어. 본질적으로는 이쪽 인간이지?
다른 사람들보다도 자신. 제멋대로 좋을대로 살고 싶다.”
시키 “원하는대로 자유롭고 분방하게 행동할 줄 아는 인간이잖아.
그런 자기본위 인간. 인정해버리면 편해질 수 있어. 진짜 치토세는 어떠려나?”
치토세 “…….”
시키 “지금까지는 죽을 것만 같아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선택받은 인간만이 정체된 것을 부술 수 있는 거야.”
치토세 “그래선 부숴버리기만 하고 끝이야.”
시키 “냐하하, 반대였다♪ 근데 말이야, 마음대로 하고 싶으면 마음대로 해버리면 되잖아.
게다가 너 말고는 할 수 없는 것도 있지 않아?”
치토세 “오만하고, 자유롭게, 분방한 행동…… 하지만 그러면서 나 밖에 할 수 없는 일……?”
시키 “흡혈귀는 피를 빨지 않으면 살 수 없다고 하지.
아무도 없으면 배가 고파서 쓰러진다잖아.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종족이야. 성가시네!”
치토세 “자유롭게 행동해라…… 하지만 누군가랑 같이……?”
시키 “킁킁……. 이것은! 점심밥 냄새다-!”
치토세 “……가버렸어. 나는 어떡해야…….”
<란코의 학교>
작가 “……거기 아가씨, 여기 학생이지. 취재 좀 시켜줬으면 하는데. 칸자키 란코라고 알아?
이봐. 어이. 알잖아. 누가 칸자키 란코를 모르겠어-.”
모브코 “……당신도. 란코를 이해하지 못 하는 사람이야?”
작가 “응? 아가씨, 칸자키 란코 알아? 아- 다행이다. 아저씨가 잠깐 취재 좀 하고 있어서.
여기 명함. 아는 거 있으면 알려줄래? 나중에 연락주렴. 응?”
모브코 “…….”
작가 “아-, 나쁜 짓은 안 한다니까. 좋은 정보가 있으면 사례도 할 거고.
뭐어, 네 나름대로는 란코가 좋게 보여서 우물쭈물 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거기에 대해선………저기 듣고 있니?”
모브코 “내가…… 란코에게 관여해……?”
모브코 “모브인 나한테…… 그런 힘이……?”
<스폰서와 회의 중>
브랜드 사장 “……그렇게 해서 이번 콜라보는 우리도 굉장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작은 회사라서 대기업처럼은 움직이지 못 하지만요.”
브랜드 사장 “우리들처럼 고딕풍 취향인 옷은 팔리지 않는 시대예요.
그래도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옷으로서, 브랜드를 이어가고 있거든요.”
치토세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서 고딕풍 옷을……?”
브랜드 사장 “네. 교복이나 기성품 옷만이 아니라 거기에 고딕 브랜드가 선택사항으로서 존재하면 좋겠다.
우리들은 그런 세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사장 “란코나 치토세처럼 아름답고, 분위기를 품은 소녀들이
자유롭게 좋아하는 옷을 입을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해서요.”
란코 “감사드립니다. 저희들도……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걸 표현하고 싶어서 아이돌 활동을 하고 있어요.
이 유닛도 그렇고.”
치토세 “……응. 그렇, 지.”
P “잘 부탁드립니다. 그럼 나머지 실무적인 이야기는 제가 할 테니 두 사람은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치토세, 란코 “실례하겠습니다.”
브랜드 사장 “……조심스럽고, 그러면서 하고 싶은 건 명확하다. 좋은 아이들이네요.
저런 독특한 세상을 가진 애들이 우리가 만든 옷을 입고 자기답게 빛나준다면 기쁠 거예요.”
P “그러실 수 있도록 저희들도 노력하겠습니다.”
란코 “후우……. 수고했어, 치토세 씨. 미팅은 긴장되네.”
치토세 “그래도 그런 것치고는 똑똑히 말하던 걸. 그 만큼 이 유닛에 거는 마음이 큰 거구나.”
란코 “응. 그렇지만 그것만은 아니야…….”
란코 “나, 치토세 씨랑 더 친해지고 싶어. 일적인 상대로서만이 아니라…… 치, 친구…… 로서…….”
치토세 “……고마워. 그럼 어디서…… 얘기라도 나눌까. 카페 갈래? 근처에 괜찮은 곳이 있거든.”
란코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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