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안드로메다』 5화

 

『 머나먼 그곳에서 우리들은 』

 

 

이야기꾼 “드디어, 종착역이 가까워졌습니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끝나지 않을 수도 있겠죠.

어떤 결말을 맺을지는- 승객 분의, 마음이 가는 대로.”

 

 

 

 

 

<열차 안>

 

미아 “아아, 벌써 도마뱀자리네. …… 자, 우리는 여기서 헤어지자. 갈아타야지.”

 

※도마뱀자리 역

여러 노선으로 환승할 수 있는 터미널로, 안드로메다에 가장 가까운 역.

다만, 그 여객들은 모두, 어딘가를 목표로 하며 살아가는 여행자.

도마뱀자리를 목적지로 삼은 사람은 없다. 그 사실만으로, 서글픔이 역사에 스며들어 있다.

 

소년 “형들, 고마워. 엄마도, 나랑 같이 여행할 수 있었다면서 굉장히 좋아했어!”

 

알바 “…… 하지만, 어머니랑은 떨어져버렸잖아. 미아 씨하고도, 페가수스자리에서 떨어질 텐데…….

넌, 이제부터 외톨이야. 무섭지 않아……?”

 

소년 “무서워. 무섭지만…… 그래도, 내가 무서워하기만 하면, 엄마는 기쁘지 않을 거야.

그리고, 여행을 하다보면 또 만날 수도 있을지도 모르고!”

 

미아 “후후, 여행의 결의는 확실한 거 같네. 이 아이 일은, 걱정하지 마.

확실히 책임지고, 보내줄 거니까. 그게 내가 맡은 일이니까.”

 

미아 “…… 당신들의, 그 불안한 얼굴도. 반드시 웃는 얼굴이 되길 바라. 마음은, 변해가는 거잖아?”

 

소년 “그럼 이만! 안녕!”

 

미아 “그럼…… 안녕!”

 

 

 

알바 “…… 사람도, 꽤 줄었네. 처음처럼, 우리 목소리가, 이렇게나 울려…….”

 

질리오 “분명, 다들 환승한 거겠지. 어딘가로 향하기 위해……

다른 열차를 타고, 별의 바다를 넘어, 다른 은하로 건너가는 거야…….”

 

 

 

 

 

일레이나 “안녕하세요, 두 사람 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감사했습니다.”

 

알바 “그, 게…… 이별인가 보네……. ……혹시, 일레이나 씨도…… 내리는 거야?”

 

일레이나 “네. 미아 씨 일행을 보면서, 가족에 대해…… 생각하다가.”

 

일레이나 “원치 않는 결혼으로…… 거기에 바라지 않는 아이여도, 외로운 가족이라고 해도, 가족은 가족이니까요.”

 

일레이나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는…… 저 말고는, 그 골을 메울 수 없어요.

네, 깨달았어요. 그래서, 도피여행은 이걸로 끝. 돌아가려고요, 집으로.”

 

일레이나 “…… 저는,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어요, 질리오.”

 

질리오 “…… 흐음.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지만, 응원정도는 해줄게.”

 

일레이나 “…… 그럼, 저는 이만. 안녕.”

 

 

 

 

 

질리오 “…….”

 

질리오 “알바와 함께…… 만약, 만약에 내 소원을 이룬다고 해도……. 알바는, 웃어줄까.”

 

질리오 “…… 아니, 그런 건 뻔한 일이야. …… 그래, 처음부터. 알바는 그런 걸 위해, 열차에 탄 게 아니니까…….”

 

질리오 “저기, 중얼중얼 하는데 무슨 일이야? 네가 조용해지면 지루해져.

뭔가 이야기라도 할까? 봐, 이제 곧 열차도 출발한 거고.”

 

질리오 “너도, 여기서 내려야 해.”

 

알바 “……어? 어째서…… 그치만 우리, 같이 가는 거지? 「소원이 형체를 이루는 곳」까지…….”

 

질리오 “그런 장소, 존재하지 않아. ……미안. 나는 너에게, 쭉 거짓말을 하고 있었어.”

 

알바 “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런, 농담…… 웃기지 않아, 아아 웃을 수 없어……!

그야 우리들, 함께 가기로 약속했잖아!”

 

질리오 “…… 확실히 나는, 소원이 이루어지는 장소를 목표로 이 열차에 탔어.

하지만 그 소원은 말이야, 너에게는 행복한 일이 아니야. 너는 행복해졌으면 하니까…… 여기서, 내려야 해.”

 

알바 “모르겠어, 그런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말해도! 그럼, 네 소원이라는 걸 얘기해줘! 그러면, 같이……!”

 

질리오 “…… 그럼, 너는, 나와 함께 죽어줄 수 있어?”

 

알바 “뭐……?”

 

질리오 “그게 내 소원이야. 저 별빛조차 닿지 않는 먼 은하로 가서,

혼자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니, 무서워 견딜 수 없어.”

 

질리오 “나는 몸이 약해. 가업을 이어야 했는데. 가족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항상 중압감에 눌릴 것만 같았어.”

 

질리오 “그래서, 도망친 거야. 해방되고, 끝나길 바랐지. 뜻대로 되지 않는, 이 불쌍한 인생으로부터.”

 

질리오 “…… 있지, 목적도 없는, 이런 나와…… 죽어줄 수 있어? 고독한 너는.”

 

알바 “나는…… 나는 목적 같은 건, 없어……. 단지, 혼자 있는 게 쓸쓸해서…….”

 

알바 “외톨이가, 여기서 더 외톨이가 되어버리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서……

누군가와 관계되는 것도 무서워져, 그래도…….”

 

알바 “이 열차에선, 눈을 뜨면 네가 있어. 너와 함께 있는 걸 목적으로 삼아, 너와 같이 지낼 수 있어서……

그건 굉장히, 즐거운 일이었어. 정말로 즐거웠어…….”

 

알바 “게다가…… 이 여행을 하면서, 다양한 것들을 배웠어. 나 때문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를 위해 무엇인가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알바 “하지만…… 네, 소원은…… 함께 이루어줄 수 없어……. ……미안. 질리오…… 미안.”

 

질리오 “…… 응. 그거면 됐어. 너는 나의 길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너의 길을 가는 거야. 알바.”

 

알바 “…… 읏. 하지만, 아주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함께…… 있어주면…… 좋겠어.”

 

 

 

 

 

이야기꾼 “그곳은, 아무것도 아닌…… 은하와 은하 사이, 공백과도 같은 역. 하차시에는…… 추억을, 잊지 마시길-.”

 

 

 

알바 “…… 나, 여기서 내릴게. 자신의 발로, 자신의 길을 찾을게. 여기까지 같이 있어줘서…… 고마워, 질리오.”

 

질리오 “응. …… 즐거웠어, 나도.”

 

질리오 “외로움을 많이 타고, 연약하고, 상냥하고, 누구보다도 인간적인 너. 어떤 때에도…… 그런 네가, 멋졌어.”

 

 

 

 

 

알바 “…… 안녕. 처음으로 생긴, 나의 친구……!”

 

알바 “괜찮아……. 이젠, 혼자라도…… 웃을 수 있어…….”

 

 

 

질리오 “…… 안녕, 인가.”

 

차장 “많이 외로워 보이시네요. 이제 승객 분만 남으셨는데…… 어디로 가실 건가요?”

 

질리오 “…… 나도 내리기로 했어. 분명, 가족들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을 거야.”

 

차장 “그럼, 다음 역에서 내려, 갈아타시는 게 좋겠습니다. 당신과도, 거기서 헤어지겠군요.”

 

질리오 “아아, 그래서…… 부탁이 하나 있는데, 차장님. 이걸, 혹시라도 알바를 만나게 된다면, 전해줬으면 해.”

 

차장 “편지…… 인가요? 하하. 저는 우체부가 아닙니다만…….”

 

질리오 “그럼, 직업을 바꾸길 추천할게. 아무래도 갑갑해 보여서, 그 제복.

…… 어떤 직업을 가지더라도 좋아. 내리는 승객에게 외로운 시선을 보내지 않을만한 일을 택하라고.”

 

 

 

 

 

질리오 “돌아가자. 이런 몸이라도, 분명 할 수 있는 일이 있어. 아버지에게, 어머니에게, 내 의사를 전해야겠어. 울어도 괜찮지만. 거짓말 따위는 하지 말고, 마음 가는 대로…….”

 

질리오 “…… 그 애처럼. 나약한 자신과는, 안녕이야.”

 

 

 

차장 “…… 또, 저 혼자만 남아버렸군요.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누군가가 목적지를 찾아, 이 열차에서 내리는데…….”

 

차장 “…… 제 몫의 표는, 분명 영원히.”

 

 

 

 

 

차장 “……!”

 

차장 “…… 괜찮은가요, 이 열차에서 내려도. 제가, 나로 돌아가도. 다시, 걸음을 내딛는 것을…… 허락주시는 겁니까?”

 

 

 

이야기꾼 “여기서, 「저」의 여행은 끝. 그 승객 분도 얘기하셨습니다, 마음대로 선택하면 된다, 라고. 자, 자유로운 길을 가겠습니다.”

 

 

 

 

 

카를로(아키) “나는, 무엇이든 될 수 있어…… 응, 그렇고말고. 되고 싶었던 차장이 될 수 있었어. 하지만, 거기서부터 다시 무언가가, 될 수 있어. …… 긴 시간, 신세 많이 졌습니다.”

 

카를로 “…… 안녕. 안녕, 『안드로메다』.”

 

 

 

 

 

안드로메다(아키) “우리 열차는, 은하와 은하를 연결하여, 별의 바다를 건너갑니다.

여러분의 마음이 가는 대로, 별과 만나, 사람을 둘러싸고, 마침내 자신의 발로, 새로운 길을 여는 그 때까지…….”

 

안드로메다 “작은 인연이 되고, 저주가 되어, 함께 달려갑시다. 어디까지라도, 어디까지라도.”